외노자 의사생활/의학잡담

환자를 설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

박쌤 ParkSam 2025. 2. 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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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환자와 있을 때 집중하지 않으면

뭔가 놓친다.

그런데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은 상항 벌어진다.

 

환자도 있고

또 옆에 환자도 있기 때문이다.

 

한번에 한명만 대하면 쉽겠지만

솔직히 한번에 한명만 대해도 쉽지는 않다.

 

환자는 의사의 머릿속을 휘젓고 다닌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할말이 많다.

이것도 말해야 하고 저것도 말해야 하고

 

또 어떤 환자는

의사는 다 알겠지 하면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같은 병이라고 해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환자는 모른다.

내가 이 병이라고 하면 다 알겠지 하는 환자도 있고

내가 이 병이 어떻게 생겼는지 다 하나하나 알려주는 환자도 있다.

 

의사는 그냥 다 알아들어야 한다.

중간에 빠지는 내용은 물어서 들어야 한다.

필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묻는 것이다.

 

내 틀에 환자를 맞추지 않는 편이다.

나와 아무리 친하고 오래 진료했던 환자더라도

결코 나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환자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가 환자에게 맞추어야 한다.

 

환자에게 의사에게 맞추어야 한다고 말해봤자

절대 소용이 없다.

의사가 환자에게 맞추어야 한다.

 

대부분 의사는 설득하는 편인 것 같지만

나는 보통 설득하지는 않는다.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고.

 

왜 설득안하냐, 고 하는 환자도 있다.

 

나는 그 시간에 다른 환자에게 집중하겠다.

 

당신 한명도 중요하지만

다른 한명도 중요하다.

당신 한명 때문에

다른 한명의 시간을 빼앗을 수는 없다.

 

설득하는데 쓰는 시간 때문에

환자 치료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나는 설득에 시간을 쓰지 않겠다.

 

나에게 환자가 한명 한명 오는 것이 아니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시간의 여유가 없을 때는

설득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

 

 

가장 좋은 설득은

치료 효과이다.

 

 

치료를 해보고 싶으면 하고

아니면 말아라.

나의 시간과

다른 환자의 시간을 빼앗지 마라.

 

나의 치료 효과를 느껴보고 싶다면

해봐야 한다.

해보지도 않고 효과를 알 수는 없다.

 

당신이 이전에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그 효과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없다.

몇달 약을 먹고 몇달 치료를 받았는데 효과가 없었다, 고 해도

그건 당신이 길을 잘 못 들었을 뿐이다.

 

모든 것은

당신의 잘못된 길인지 바른 길인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다.

 

가보지 않고 미리 평가할 수 없다.

과거를 평가할 수는 있지만

미래를 평가할 수는 없다.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도 틀렸다.

아직 지구가 멸망하지 않았다.

 

오늘도 한 환자가

1년동안 치료 받았는데

효과가 없었다.

나에게 문의를 한다.

난 2~3번 치료받으라고 했다.

"그동안 여러 병원에서 몇달씩 치료받았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다"

 

믿지 못하는 것은 나도 어쩔 수 없다.

당신의 그 과거를 내가 책임지거나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나도 내 미래를 확답할 수 없다.

 

다만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당신이 치료를 하든 말든 사실 나는 상관이 없다.

접수비 내고 와서 지난 1년간의 일을 말하든 말든

나는 그저 당신을 치료해서 낫게할 방법을 조금 알 뿐이다.

 

당신이 하겠다고 해야 해주지

나 그동안 치료했는데, 효과가 없었어~~ 라고 말하면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할까?

 

낫고 싶은 거 아닌가?

내가 낫게 해주겠다고 장담해주길 바란다면

장담 하는 의사는 대부분 사기꾼이다.

 

치료율이 90%가 넘어도

10% 때문에 장담 못하는것이 의사이다.

 

다른 과학은 90%라고 자랑하겠지만

10% 임상에서의 실패 때문에

장담을 못한다.

 

의학에서 90%는 매우 높은 확률임에도 불구하고

당신 한 명은 나머지 10%에 들수도 있기 때문이다.

절대 장담 못한다.

 

나는 한때 95%~98% 의 치료율이었지만

지금은 대충 92~95% 정도 되는 것 같다.

환자가 늘어가니 확률이 줄어든다.

요즘 다시 늘어서 95% 정도 유지하는 것 같은데..

최근에는 계산해보진 않았다.

 

요즘은 효과없다고 떠나는 사람은 없다.

병이 다 나아서 안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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