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인데
환자가 왠지 급하게 진료를 보고 싶다고 하여
잠시 병원으로 임시 진료를 나갔다.
연락한 남성이 아니라
그의 여자친구를 보겠단다.
예전에 한번 치료해 준 적이 있다.
환자 진맥을 하고
상황을 듣고
임신 같다.라고 했다.
관계를 가진 지 이제 10일 정도 지났을 뿐이다.
배란기에 관계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불확실한 것이
곧 월경을 해버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임신한 것 같다고 이야기한 이유는
진맥 때문이다.
만약 임신을 했다 하더라도
너무 초기이다.
임신 테스트기로는 검사가 안되고 있다.
아직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진맥을 했을 때
엇.. 뭔가 몸 안에 덩어리가 생긴 맥이 있다.
임신이 아니라면 양성 낭종이 있는 맥일 수도 있지만
상황이 임신 맥으로 볼 수 있다.
그 징후가 아주 약하지만
아주 임신 초기에는 그럴 수 있다.
환자 보호자/남자친구가 묻는다.
얼마나 확신하는가.
60% 확신한다.
여성에게 물었다.
아이를 원하는가?
원한다.
그렇다면 나도 좀 부담을 놓는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두 사람의 사이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둘 다 이미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온 것 같다.
남자친구도 날짜를 계산해 봤단다.
여성보다 날짜 계산을 잘한다.
아직 결혼한 사이도 아니지만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지만
여성이 원한다,고 하니.
나는 여성의 직업 때문에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원한다고 대답을 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남성도 별로 흔들림이 없다.
아마도 둘은 결혼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남성은 일 때문에 해외로 자주 출장을 가곤 했고
여성도 일 때문에 지방으로 자주 출장을 갔다가 온 후였다.
여성은 다낭성 난소이기 때문에
월경이 불규칙적이고
호르몬 밸런스도 좋지 않을 수 있다.
임신 초기는 매우 불안하다.
3개월이 될 때까지는 조심해야 한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 말년 병장인가?
여성은 이제 세상에 자기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결혼도 안 하고
임신했음에도 아이를 원한다고 하니
응원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는 낳고 싶은가 보다.
근데 임신 아니면 어쩌지?
사실 아들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직 남녀 성별이 지어질 때가 아니지만.
진맥을 할 때
나를 의심했다.
내가 제대로 짚고 있는지
이게 그 맥이 맞아?
이게 네가 생각하는 맥이 맞아?
엉... 맞아....... 임신이네.
다만 임신 초기는
책에 나온 임신 맥과 다르다.
일반적인 임신의 맥과 다르다.
이건 나름 내 경험이다.
팽건중 선생님의 경험을 토대로 이어진 것이고
아주 임신 초기의 여성을 진맥했던 경험에서 생긴 것이다.
이 환자도 만약 수정이 되었다면 겨우 10일이 되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60%라고 말하는 것은
그 독특한 맥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하면 안 되는데
에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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