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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노자 의사생활/의학잡담

외국에서 중국으로 중의학 배우러 왔던 사람들

by 외노자 ParkSam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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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국의 의사단체(?)가 북경중의대에 보수교육을 신청하여 온 적이 있다.
20~30명 되는 서양사람이 북경 중의대에 와서
1~2달 교육을 받다가 갔다.

교수님을 초빙하여 수업을 듣기도 하고
임상 진료하는 것을 옆에서 보기도 했다.

그 어느 나라 보수교육을 주관하는 단체에서
사람들을 모아서 온 것이다.

통역이 있어서 간혹 진지한 토론도 할 수 있었고
그들은 중국어 설명도 열심히 들었다.
비록 다 알아듣지는 못해도
중국어 피피티는 읽었다.

2.
미국의 어느 아큐펑쳐.
장군 선생님의 진료를 나갔는데
어느 아주머니가 왔다.
화교. 미국인.

배우러 왔단다.
선생님이 이것저것 정성껏 가르쳐주셨다.
이것저것 질문하고 선생님은 대답해주었다.
자기는 이럴 때 이렇게 침을 놓는다, 고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질문이외에 대답을 안해주셨다.

나 같아도 별로 말하고 싶진 않다.
그래 넌 그렇게 해라.

자기 것을 확인하러 왔는가?
남의 인정을 받으러 왔는가?
배우러 왔는가?
태도의 문제다.

배우러 온 것이 아니라
자기 일하고 돈 버는 것 자랑하러 온
미국인이었다.

장군 선생님도 나에게 질문하실 때가 있다.
이 병,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냐?
니가 연구하는 침법에 이런거 없냐?
니가 쓰는 약/처방에 뭐 생각나는 거 없냐?
그때 나는 조심스럽게 대답을 한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팽건중 선생님도 아주 가끔 제자들에게 질문을 하실 때가 있다.
선생님 본인의 환자인데
병이 너무 많고 복잡한데, 효과가 나지 않는다.  
대강의 병례를 알려주고
각자 의견을 내거나 처방해봐라, 고 하신다.
나는 조심스럽게
뇌질환, 심장질환, 소화기 질환, 등등 고질병들이 많은데
그 중에 제일 먼저 효과가 날 수 있는 담胆 부터 치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선생님께서 내 의견대로 담胆부터 치료하셨고 갑자기 여러 곳에서 효과가 나기 시작했다고
피드백을 해주셨다.

3.
한의사가 한국에서 온 적도 있다.
5일간 병원 두 곳을 견습했다.
임상을 지켜보면서 의사에게 묻는다.
이 병을 치료하는 처방이 무엇인가?
저 병을 치료하는 처방이 무엇인가?
그 병을 치료하는 처방이 무엇인가?

나이 많은 교수님들이 이런저런 것 가르쳐주는데
나도 의사다, 학생처럼 대하지 말라.

배우러 왔으면 학생과 선생의 관계일 뿐.
의사가 왜…

병원에는 수 많은 의사들.
다들 똑똑하고
한가닥씩 하는 의사들이다.

이 병원 안에 다 의사인데
왜 ‘의사’라는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나도 선생님 앞에서는 그냥 의사인 학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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