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50대 후반.
대장내시경으로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한동안나에게 치료받다가
입원하여 대장암 제거 수술을 했다.
다시 나에게 치료 받으러 왔다.
예전에 스승님께 치료 받았던 환자인데
내 약이 속이 더 편하단다.
비위脾胃를 치료하는 것은
선생님과 내가 좀 다르다.
스승님은 위胃를 위주로 하지만
나는 비脾를 위주로 치료한다.
그 후 수술했던 오른쪽 배와 갈비뼈 부위에
은근한 통증이 계속 되었다.
침 치료를 하면서 통증은 줄어들었다.
지난 주 치료를 하고
침을 맞고 있는데 트림이 계속 나온다.
끄어어어억~
끄어어어억~~
어디에서 저런 공기가 계속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연달아서 트림을 한다.
이번 주 치료를 하다가
또 다시 트림을 하기 시작했다.
마침 환자가 많지 않아서
조금 더 봐주었다.
소리를 유심히 듣고 있었다.
빈 트림 소리.
음식이 소화되어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잠시 옆에 서서 소리를 듣다가 생각을 했다.
먼저 위장을 치료하자.
중완 등 위장 주변에 침을 놓았다.
횡경막인가? 하여..
거궐에도 침을 놓았다.
잠시 멈추는 듯 하더니
다시 트림이 나온다.
내정에 침을 놓았다.
멈추는 듯 하다가 안멈춘다.
에이~
사암침법 써야겠다.
처음엔 폐경정격을 분리해서 사용했다.
멈추지 않는다.
다시 위경정격을 썼다.
계속 트림이 나오다가
스르스르스르륵 멈췄다.
덕분에 침을 엄청 꽂았다.
안그래도 대장 수술부위와 그 주위 갈비뼈 통증 때문에 침이 많은데
환자가 침이 많다고 한다.
트림은 멈추었다.
지난 주에 치료받고 집에 가는데
지하철에서도 계속 트림을 해서 주변에 사람이 없었단다.
지하철을 내릴 쯤에 트림이 멈추었단다.
이번엔 침 놓고 곧 트림이 멈추었다.
어떤 자극이 생기면 트림을 하기 시작한단다.
보통 어떤 음식이나 몸의 어딘가를 만지면 트림이 나온다.
이번엔 아마도 내가 놓은 침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어쨌든 트림을 침 맞는 내내 하게 둘 수는 없다.
이런 환자들을 몇몇 보아왔지만
아직 원인을 분명히 구분하진 못하겠다.
이 환자는 胃虚寒이라고 생각하나
치료까지 효과가 있어야 그 진단이 맞다고 할 수 있다.
'외노자 의사생활 > 경험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 때문에 죽겠는데, 치료비 때문에 더 죽겠다 (0) | 2023.12.21 |
---|---|
통독맥환 피드백, 월경 두통 (0) | 2023.12.16 |
원격진료: 감기 후 생긴 코 안의 염증 疔 (0) | 2023.12.14 |
이롱, 청력감퇴 그리고 큰 목소리. 벽을 뚫는 듯한 느낌. (0) | 2023.12.14 |
이석증 치료 후 후유증, 아직도 어지러움 (0) | 2023.12.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