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30대 후반, 여 30대 후반.
결혼한지 2년이 넘었지만
한번도 임신이 되지 않았다.
여성은 자궁내 염증이 있었다.
남성은 정자 기형이었다.
정상 정자 0.1%.
치료를 시작했다.
여성은 자궁의 환경을.
남성은 정자가 정상적으로 되도록.
자궁내 염증은 임신 후에 태아가 뱃속에서 자라기 좋지 않다.
2주 치료 후 자궁 초음파를 한 후
자궁 내의 염증은 사라졌다.
다만 남성의 경우는 적어도 2~3개월 치료하여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처방을 받으러 왔다.
부부가 같이 치료를 시작한 지
한달이 아직 되었을 때
연락이 왔다.
임신 테스트기에 양성이 나왔다고.
그동안 한번도 임신이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임신이 되었다.
거참 반겨야 할 일인지
아니면..
기쁘긴 하지만
곧 어찌될 지 알기 떄문에.
우선 진료 받으러 오라고 했다.
직접 이야기를 해주어야 겠다.
역시 둘이 같이 진료받으러 왔다.
진맥을 했다.
임신을 한 것은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해 알려주겠다.
남성의 정자가 기형이기 때문에
곧 유산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둘이 임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가능성이 생겼으니 그것 하나만 마음에 챙기면 좋겠다.
마음의 준비는 해라.
우선 산부인과에 가서 체계적으로 검사받고
계획을 세우도록 해라.
2~3주 후에 다시 연락이 왔다.
초음파 사진 결과 두 장을 보내왔다.
지난 주에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를 했을 때는
태아도 보이고
심장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 검사했을 땐
태아도 보이지 않고, 심장 소리도 없었다.
산부인과에서도 한주 있다가 다시 검사하기로 했단다.
다시 연락이 왔다.
내일 수술 받기로 했고
언제부터 탕약을 먹을 수 있냐고 한다.
수술하고 퇴원하고 찾아오라고 했다.
바로 먹어도 된다.
다시 시작.
탕약으로 정자 기형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인가?
탕약으로 자궁 내 염증이 사라지는가?
둘다 가능하다.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몸은 본래대로 돌아가려는 능력이 있다.
중의학/한의학에서의
약은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약은 몸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원래대로 회복하려는 능력을
방해하는 것을 치워주고
회복하려는데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무슨 정자에 들어가는 약이고
자궁에 염증이 사라는 약이고 그런 것이 아니다.
정자가 기형으로 자라는 원인을 제거하고
자궁의 염증이 없어질 수 있게 도와주고.
그렇게 하는 것이다.
원하는 목적을 그대로 해주는 것이 아니라
몸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보자.
다시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늘 그런 일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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