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77세.
가족이 휠체어를 밀고 들어왔다.
갑자기 다리가 저리고 찌릿찌릿하며
힘도 안들어가고 걷기 어렵다.
병원에서 검사해보니
허리 요추 3번, 4번, 5번에 골절이 있다 한다.
가져온 CT와 X-Ray 를 보니
요추 3, 4, 5 번에 압박성 골절이 있고
요추 4-5는 협착이 보인다.
그리고 흉추 12번은 이미 골절로 수술을 받은 것이 보인다.
척추 골절을 치료할 수 있을까?
지인의 소개로 왔는데
아직 믿지 못하는 눈치이다.
저 젊은이(?)가 뭘 할 수 있을지..
탕약은 처방하지 않았고,
우선 침 치료 받고 싶단다.
그럽시다.
침을 놓아주었다.
처음이기에 가볍게 허리만 치료했다.
등도 많이 좋지 않은데
침 몇개만 놓았다.
주된 증상은
다리를 움직일 수 없고
힘이 들어가지 않고
계속 통증과 찌릿찌릿함이 있는 것.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천천히 나아지겠지만..
우선 통증과 찌릿찌릿 함을 치료한다.
뭐 별거 없다.
그냥 허리 치료하면 된다.
침을 놓고 잠시 후 물었다.
지금도 다리에 찌릿찌릿한지.
그런 증상은 사라졌다고 한다.
치료 시간을 오래 치료하진 않았다.
허리가 좋지 않으면 엎드려 있기 어렵다.
침을 뽑아주고 난 후
다시 침으로 요추 사이에 침을 놓고 약간 강하게 수법을 해주었다.
이렇게 하면 긴장되어 좁아진 척추 사이가 느슨해진다.
처음에 침을 놓았을 때는
침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일부러 처음부터 억지로 강하게 하지 않고
먼저 허리 주변을 치료하고 나서
다시 척추 사이를 치료했다.
그러면 침이 그 사이로 들어가게 된다.
안들어가도 억지로 밀어넣어서는 안된다.
살살 수법을 하면서 달래주면 들어간다.
척추 골절은 뽀개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 환자는 주저 앉았다고 해야 할까?
척추뼈의 중간이 뭉개졌다고 해야하나?
함몰된 형태이다.
척추 골절이 되어도 딱히 치료 방법이 없는 것이다.
정형외과/양방에서도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왜?
나이가 너무 많다.
경제적이지도 않고
가성비가 떨어진다.
나는 가능한 척추는 수술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임상에서 본 바로는
수술 이후
몇년 안에 수술한 위쪽이나 아래쪽 척추에 문제가 생긴다.
이 환자도 흉추 12번에 이미 골절로 수술을 했으나
그 아래 요추도 골절이 되었다.
골다공증이 주된 원인이기도 하나
넘어지는 등 외상으로 생기기도 한다.
나이 든 사람에게 생길 수도 있고
젊을 때 생길 수도 있다.
환자가 나이가 많기에 수술을 해도
회복 가능성이 낮고
재활치료하기에도 나이가 너무 많다.
만약 60세 정도만 되었다고 해도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권했을 것이다.
근데 문제는
3-4-5 뼈 3개가 연달아 골절이다.
버텨줄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하나만 골절이라면 어찌해볼 수 있겠으나
부실한 기둥이 3개가 연달아 쌓여있다.
우선 환자에게 치료해 줄 수 있는 것은
침으로 현재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탕약을 복용해서
회복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우선 환자 스스로가 증상이 나아지고 호전되어서
통증이 줄고 개인적인 활동이 가능해져야 한다.
계속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는 없다.
치료가 끝나고 일어나는 모양을 보니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한결 수월하게 일어나 앉는다.
처음은 간단히 필요한 치료만 했고
다음부터는 전체적으로 치료할 것이다.
환자는 처음에 뇌에 이상이 생긴 줄 알고
뇌혈관을 촬영했다.
양쪽 모두 혈관이 좁아진 것이 보인다.
그것도 같이 치료할 예정이다.
내가 보기엔 좁아진 것 같은데
영상의학 의사의 소견서가 없다.
내가 나를 과신하지 않기 때문에
소견서와 내 의견이 일치하면 좋겠지만...
우선 의심일 뿐, 확진이라 하진 않았다.
치료한다고 나빠질 이유는 없으니.
같이 치료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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