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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노자 의사생활/경험담

뇌경색/중풍 후유증 + 우울증 + 온갖잡병

by 외노자 ParkSam 2024.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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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50대 후반.

올해 초 2월에 뇌경색을 앓았다.

바로 병원에 가서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 이후 계속 침 치료를 받았으나

여전히 불편한 증상이 남아있다.

 

왼쪽에 마비가 왔고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는데 무리는 없다.

 

어지럽고 두통이 있으며

환측 팔다리는 통증이 있고 불편하며 힘이 없다... 고

증상을 말하여 치료를 시작했다.

한 3~5번 치료해~ 라고 했더니

우선 한번만 해보겠단다.

무슨 말인지 안다.

해보고 효과 없으면 안오겠다는 것이다.

그래라~ 괜찮다.

 

약처방을 해주겠다니까 그럴까 하다가

아냐 다음에 할께 라고 한다.

우선 안믿고 시작해보겠다는 것인데, 괜찮다.

이런 자세도 나쁘지 않다.

치료시간을 며칠 늦출 뿐이다.

그동안 오래 병원에서 치료받았는데

무조건 의사를 믿는 것도 좋지는 않다.

그동안 너무 당했으니까.

 

치료를 하는데

불편한 증상이 점점 늘어난다.

왼쪽 어깨는 오십견이라 들지도 못하고

고관절도 아프고

눈도 안구건조증에

인후염도 있고

구안와사도 다 낫지 않아서 불편함이 있고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한번에 다 말하지 그랬어? 라고 했다.

생각이 잘 안나서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알고 있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한번에 다 치료해주지 않기 때문에

혹시라도 같이 해줄 수 있으면 해주길 바래서

하나씩 더 이야기하는 것이다.

 

환자는 다 치료하고 싶은데

많은 의사들이 이것 치료하고 또 치료하고 또 치료하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환자가 오래오래 올테니까.

 

난 환자가 불편하다고 하는 것은 다 치료해주는 편이다.

 

그냥 다 말해도 된다.

같이 치료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한번에 치료하면 된다.

간혹 같이 치료하기 어려운 것은 예외로 두겠지만

불편한 증상은 한번에 치료하는 것이 낫다.

 

환자는 어꺠와 허리가 아파서

엎드리기도 어려워했다.

엎드린 채로 어꺠와 허리도 치료했더니

어꺠가 한결 좋아졌고 허리도 나아졌다.

침을 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두통과 어지러움도 사라졌다.

 

그 다음~

무릎과 고관절.. 그리고

비위도 좋지 않아서 같이 치료한다.

가끔 입에서 물이 샌다고 하여

얼굴도 같이 치료한다.

 

한번에 말하라고!!ㅋㅋ

그러면 침 놓고 또 가서 침 놓을 일이 없자나~

침 놓고 나면

또 하나 말하고 또 침 놓고

또 하나 말하고 또 침 놓고~~

 

끄응~~

 

그렇게 치료가 끝나고도

환자는 계속 자기가 불쌍하다는 듯이 말한다.

 

내가 말했다.

너는 운이 좋은 편이다.

뇌경색이었지만,

후유증도 심하지 않고, 스스로 걸어다니고 병원에도 올 수 있다.

수 많은 환자들이 스스로 병원에도 오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밥을 먹을 때도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계속 니가 불쌍하다고 하소연하는 것은

좋지 않은 태도이다.

 

맞다, 다른 사람들 보면 더 심한 사람들도 많은데... 라고 하지만

여전히 자기 하소연이고 자기만 불쌍하다.

 

이런 태도와 마음상태까지 치료해줄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환자 몸을 치료해서 더 나아지게 해주는 것 뿐이다.

마음의 방향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

내가 정해준다고 그쪽으로 가지 않는다.

 

우울증이란 그런 것이다.

환자가 스스로 그 쪽 방향으로 마음을 정하고 가는 것이다.

뒤돌아서 되돌아오지 못하고.

 

너무 밝게 사는 것도 너무 우울하게 사는 것도 좋지 않다.

밝게 살수도 있고 슬플 수도 있고..

그 사이에서 자유로운 것이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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