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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노자의 사생활/중국생활

중의대/중의약대학에 대하여, 5.석사 연구생/대학원생

by 외노자 ParkSam 2023.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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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경/베이징 중의약대학에서 석사를 했다.
전공은 의사문헌학医史文献学, 각가학설各家学说 이다.

지도교수님은 팽건중/펑젠중彭建中 교수님.

중국에서는 연구생研究生이라고 한다. 대학원생을.
연구하는 학생.
연구자로 가는 학생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부/본과를 졸업하고
더 깊이 있는 것 또는 더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
석사/박사 연구생을 지원한다.

사실 학부/본과 과정으로 배울 것은 다 배운 상태임에도
뭔가 더 있을까? 해서 입학을 한다.
더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런 생각으로 연구생을 시작했지만,
사실 가르쳐주는 것이 없다.
연구생은 배움이 아니라
스스로 연구하는 과정이다.

수업은 있으나, 대부분 교수님들이 연구했던 주제에 대해 수업한다.
관심이 없으면 1도 재미없다.
쓸데/쓸 곳이 없을 수도 있다.
어떤 주제는 연구를 위한 주제도 있다.
어떤 주제는 임상을 위한 것도 있다.

결국 의사를 하겠다고 하면
임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임상에 도움이 안되는 것은 필요가 없느냐?
아니다. 필요하다. 반드시.
다만 그런 연구자가 많을 필요는 없다.

예를 들면 의고문医古文 같은 전공이다.
이것은 쉽게 말하면 한학이다.
한문학.
다만 연구하는 주제가 의서이다.
글자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주된 주제이다.
어떤 한 글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 또는 어쩌구...
이런 주제에 대해 연구를 하는 사람은 필요하다.
다만 많을 필요가 없다. 고 생각한다.

기초 연구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많은 이들이 (중국인 역시) 더 많이 배우기 위해 시작한다.
중국의 연구생은 다 장학생이기 때문에 시험으로 뽑는다.
그리고 성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지도교수님.

연구생 시절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지도교수님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지도교수님이 임상을 하는지
오로지 실험실에만 있는지
오로지 도서관에만 있는지
오로지 정치에만 관심이 있는지
등등
지도교수님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연구방향이 무엇인지
지도교수님은 학생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연구생은 지도교수의 노예는 아니지만
권위적인 분들도 있고
소박한 분들도 있고
성격이 다 다르다.

이부분은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리고
또 하나.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
무엇을 연구할 것인지.
이것이 문제이다.
가장 큰 문제.
연구할 것이 없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프로젝트/과제课题에 참여중인 교수님은
임상실험 또는 실험실 실험 과제로
자연스럽게 그것의 일부를 논문으로 쓰면 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논문의 주제를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면 말이다.

그냥 쓰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소설을 쓰기도 하는데
논문은 창작이 아니다.
근거를 통해서 새로운 시선/의견을 아주 슬쩍 꺼내는 것이다.
대단한 이론이 아니라
개인적인 견해에 가까울 정도이지만
학계에서 오~ 그럴 수 있네? 하는 정도이다.

우수한 연구자는
대단한 이론/논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연구를 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논문이 연구가치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아인스타인 같은 논문은
글쎼요.. 과연?

중의학에서 그럴 수 있을까?

더 배우기 위해서 연구생을 한다.
할 수 있다.
교수님을 따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연구생의 기본은
학위 논문이다
그것을 위한 연구이고.

대단한 것을 꺼내려고 하는 것을 많이 보지만
그것은 창작이다.
논문은 창작이 아니다.

게다가 학위 논문은 석사이든 박사이든
별로 학술적 가치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오히려 학술지에 게재되는 짧은 생각들이 더 내용이 알차다.

병원에서 임상 석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졸업 후에 자신의 전공 이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
병원의 거의 모든 분과를 돌며 실습을 하지만
임상적으로 배우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그리고 자신의 논문주제가 정해지고
임상 케이스가 모이지 않으면 논문 역시 쓰기 어렵다.

실험논문 또한 그렇다.
실험은 세균이든, 동물이든
실험실에 갇혀있을 확률이 높다.
임상을 할 시간이 줄어든다.

의사를 하겠다면 결국엔 임상이다.
환자를 많이 보고 간접경험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석사를 하면서
팽건중 교수님과 5일을 같이 있었다.
처음엔 수업이 있어서 일주일에 1~2일 있었으나
수업이 끝나고 나서부터 일주일에 4~5일은 선생님의 임상을 따라다녔다.
언제 연구하냐고?
이동하는 버스나 택시 안에서 책을 보았다.
그리고 집에서 책을 보고.

시간이 되면 도서관에서 여러책을 훑어보고
지금은 핸드폰이나 집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 당시는 도서관이 아니면 CNKI 같은 논문 사이트를 들어갈 수가 없었다.
다 볼 수도 없어서
열심히 다운받아서 USB에 담아와 집에 와서 프린트 해서 보았다.

나중에 남는 것은 결국
학위 뿐이다.

실력은 스스로 쌓는 것이다.
아무도 내 실력을 쌓아주지 않는다.

석사를 하면, 박사를 하면 더 잘한다고?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잘할 수 있는 기초는 마련이 되겠지만
더 잘하는 것은 아니다.
더 잘하는 것은 스스로 해놓아야 가능하다.
연구생/대학원생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서 지도해주는 지도교수 인 것이다.
이끌어주는 导师
방향만 잡아줄 뿐, 교수님이 논문을 대신 써주거나 연구를 대신 해주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많은 석사 연구생들이
연구생 과정에서 괜히 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더 배우는 줄 알았는데 일만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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