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20대.
경추 안좋고
요추도 안좋다.
진맥을 해보니... 음
곧 월경할 것 같긴 하다.
침 맞자.
처음 침을 맞아본다고 한다.
아~ 아!
따끔 따끔한 침이 몸을 찌른다.
자꾸 자꾸 찌른다.
처음 맞는 거라고 해서
얇은 침으로 놓았다.
살살 놓든 빠르게 놓든
어쨌든 따끔 따끔
악 악...
엉덩이에 침을 놔야 하는데
자꾸 반사적으로 힘을 준다.
엉덩이 근육이 강하기 때문에
침이 제대로 안들어간다.
결국 내가 원하는 곳을 자극하지 못했다.
크응~
환자가 다시 침 못 맞겠다고 한다.
이미 다 놨다.
엉, 다시 안와도 돼.
근데 치료하고 나아서 가야지.
봐주는 듯 봐주지 않고 침을 놓았다.
환자는 다시 안와도 된다.
근데 아파서 침 못맞겠다고 하고 돌아갔는데
효과마저 없으면
난 내가 해야할 일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나를 원망하겠는가.
차라리 효과라도 있는 것이 덜 원망하겠지.
치료는 해놨는데
한달이고 두달이고 효과도 없이 치료할 수 없다.
치료 한번 받았으면
치료하는 동안 좀 아팠지만
치료가 끝나고
환자가 좋아짐을 느껴야하지 않겠는가.
그냥 기분상 좋아지겠지...
몇 번 더 치료해야 효과가 나타나겠지...?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
침은 아주 작은 침습적인 치료이지만
만약 아주 작은 수술을 여러 번 해도 되는가?
한번 하면 달라져야 한다.
약도 먹으면 달라짐이 있어야 한다.
환자는 치료가 끝나고 나서
움직여 보더니
많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다시 안와도 되는데
오늘 치료하고
그래도 효과는 보고 가야지, 라고 했다.
완전히 낫게는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나아져서 가야
환자도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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