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을 놓을 때 환자의 상태가 중요하다.
과로한 상태.
몸이 매우 허약한 상태.
긴 시간 공복인 상태.
카페인 섭취가 많은 상태.
환자가 극도로 긴장한 상태.
등등
이런 경우는 가급적 침을 놓지 않는다.
이런 경우 침을 맞고 나면
쇼크가 올 수 있는데
이것을 훈침(晕针) 이라고 한다.
침 때문에 어지럽다는 말이다.
증상은
심장이 두근거리고
창백해지며
식은 땀이 나며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거나
심하면 쓰러진다.
여, 20대 후반.
아침 진료에 늘 가장 처음 오는 환자 중 한명이었다.
늘 아침에 빈 속으로 온다.
출근하기 전에 치료 받고 가려고 하는데
늘 치료할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창백해진다.
음식 좀 먹고 오라고 해도
좀 처럼 말을 듣지 않는다.
이 환자를 치료하고 나서
누군가 부른다면
그 환자가 또 晕针이 온 것이다.
처음에 한두번은 후다닥 달려갔으나
나중엔 아 또 그 사람인가보다.. 하고 사탕 하나 들고 간다.
입에다가 사탕을 물려주면
스스로 입에서 녹여 먹는다.
그리고 나면 혈당이 돌아와서 베시시 웃는다.
늘 뭐 좀 먹고 오라고 해도...
남, 20대.
오후 3시.
여드름 때문에 엄마와 왔다.
처방해주고...
침 한방 놔주면 안되냐고 해서
딱 한개 놔주었다.
어어~~ 이상해~~ 한다.
침 바로 뽑고 베드에 눕혔다.
물었다.
오늘 뭐 먹었어?
오후 3시였지만, 아직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커피만 마셨단다.
빈 속에 카페인까지.
침 몇개 다시 놓아 안정시켰다.
엄마에게 음료수 사오라고 했다.
엄마는 콜라를 사왔다. ㅡ.ㅡ;
아.. 콜라.. 카페인...
좀 전에 카페인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콜라를 사왔다.
할 수 없다.
그것이라도 마셔라.
당분을 채워주는 것이 우선이다.
천천히 한모금씩 마시더니 금방 회복되었다.
의사가 갑작스럽거나 너무 강하게 침을 놓거나 하면
쇼크가 올 수 있다.
치료하는데 환자의 몸이 버티지 못하면
건장한 사람도 쇼크가 올 수 있다.
갑자기 정신이 몽롱해지며 어지럽고 정신을 살짝 놓는다.
이럴 땐 침을 모두 뽑아주고
편안하게 눕힌다.
물을 천천히 마시게 하고
사탕이든 초콜릿이든 바로 당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이런 경우
인중과 내관에 침을 놓는다.
강하게 자극해주어야 한다.
이 혈자리들은 아프지만
심장이 저혈당으로 인해 부정확하게 뛰는 것을
강제로 자극할 수 있다.
심장이 벌렁거린다는 것은
혈액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게 되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고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
어지럽고, 심하면 쓰러진다.
바로 응급처치 해주면
큰 문제 없다.
대부분은 그냥 두어도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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