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을 하시니 한의학이 기둥이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의학의 기둥에 한의학의 옷을 입힐 수는 없지 않을까요?
우리가 현재 서양의 의복이 편리하여 입고 있지만 말입니다.
이제는 이것이 서양의 의복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한의학의 이론은 철학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때로 모호하고 불분명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비과학이다, 이론이 불분명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현대의학도 수학이 아니듯이 딱 떨어질 수가 없습니다.
한의학은 더더욱 그렇고요.
하지만 현대의학을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쓸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사용해야 합니다.
제가 근골격계를 진단할 때 손으로 만져보긴 하지만, 정확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환자가 초음파나 엑스레이나 씨티 엠알아이를 찍어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만약 신장병 환자가 있습니다.
신장 기능이 나빠졌는데, 진맥과 증상만으로 변증하고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신장 기능 수치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니 신장기능이나 소변 검사를 해보도록 하고
몸 상태가 좋아졌는지 판단은 현대의학 검사를 이용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검사 기계를 이용하면 좋은 점도 있으나
검사 기계를 쓰지 못해도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한의학에 있습니다.
피부병의 경우 수많은 피부병이 존재합니다.
진단을 정확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정확한 진단명을 내지 않더라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명이 필요하면 서의 피부과에서 진단 받아오라고 하면 됩니다.
어짜피 이미 서의에서 치료를 못해서 온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하지만 서의에서도 그 많은 피부병은 다 진단해내지 못하고 병원마다 다르게 진단하기도 합니다.
쓸모 있는 것을 많이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황제내경> 이라고 해도 임상에서 쓸모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알아두면 좋지만,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도 없습니다.
헷갈리는 이유는 아마도
무엇이 정답인가? 라고 의심하기 때문인데
그 길은 스스로 정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장석순의 <衷中参西录>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중의를 따르고, 서의를 참고한다는 중서의 결합 학파의 한 서적입니다.
내용도 좋지만, 책 이름이 중의학이나 한의학 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 생각합니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시작은 양 극단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전혀 다른 학문이고 전혀 다른 의학입니다.
하지만 목적은 같습니다. 병을 치료하는 것이죠.
과거 한의학/중의학의 역사를 보더라도
상한학파만으로 되지 않으니 금원사대가가 나왔고, 비위론이 나오고, 자음학파의 주단계도 나오고
화열론, 온열론, 온병학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중서의결합 학파도 나오고요.
서양의학은 이제 2~3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만
새로운 학파라고 생각하고 배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전이나 원전의 글은 의미전달의 도구입니다.
글에 갇히지 마시고, 의미를 찾아보면 좀 더 재미있게 공부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블로그에 포스팅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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