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녹용을 잘 쓰는 편은 아니다.
비싸기도 하고
적은 양으로도 강한 효과를 내기에
조심해서 쓰는 편이다.
녹용은 몸에 부스터 같은 역할을 한다.
자동차가 오래되어 덜덜 거리고 느리다.
여기에 부스터를 넣어 속도가 올라가지만
차가 버틸 수 있을까?
갑자기 속도를 올리면
차가 버티기 어렵다.
천천히 올려주어야 하고
적정선에서 그쳐야 한다.
좀 더 달려볼까? 하고 도전했다가
차가 부서진다.
몸체가 부서진다.
몸을 보하는 약은
천천히 보하는 것이 좋다.
나아지는 듯 좋아지는 듯
아 좀 낫네~ 이정도가 좋다.
살짝 부족해야 한다.
한번에 정상 궤도로 올려놓으면
그 다음 약은 정상궤도를 벗어나게 된다.
정상궤도를 유지하게 되면
차츰 몸이 익숙해지고 그 궤도를 유지하려는 관성이 생긴다.
몸이 좋아졌다가 안좋아졌다가 하는 이유도 관성의 일종이다.
안좋은 상태로 오래 있으면
그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이 있다.
즉 몸과 병이 하나가 되는 상태가 된다.
오래된 병은 천천히 나아진다.
나이가 많을수록 천천히 나아지게 하는 것이 좋다.
약을 먹고 정상 궤도에서 튕겨져 나가면 오히려 더 겁이 난다.
녹용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효과가 있다.
남, 50대 후반.
작년.
직접 녹용을 들고 왔다.
이것으로 보약을 해달라고.
덩어리 생 녹용.
편으로 짤라있지도 않고 녹용의 한 덩어리.
중간 부분인 것으로 보이고,
얼려 왔다.
녹으면 피가 흐른다.
피도 빼지 않고 말리지도 않고
아마 채취하고 그대로 얼려버린 것 같다.
병원에서 약방에서 이것을 잘라주지 않는다.
피가 여기저기 튀기 때문이다.
피를 빼고 약간 건조시켜서 자른다.
자르지 않으면 쓰기 어렵다.
할 수 없이 환자 스스로 다시 잘라 왔다.
앞으로 여기에서 보약을 지어먹을 것이니.
병원에서 보관해달란다.
병원장도 그 환자를 믿으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
나는 잘려진 녹용을 겉에 붙은 적당히 씻어서
나누어 진공포장을 하고 병원 냉동실에 얼려두었다.
건조되지 않아 물렁물렁하다.
처음 진료할 때의 만성 소화불량에 더부룩함은 다 나았다.
그러나 만성대사성 질병이 있다.
통풍,
단백뇨,
고지혈증이 있다.
최근에는 소변을 참지 못한다.
전립선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다 한번에 치료하기는 어렵고
조금씩 나아질 수 있도록 처방했다.
이 환자는 늘 20일씩 약을 짓기를 원했다.
먼 곳에 살기에 병원오는데 힘들다.
20일 지어주면 한달 복용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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