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70대 후반.
청력저하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잠을 못 잔다.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먹어야 한다.
노인이 그것이 수면제인지 수면유도제인지
무슨 약인지 모르고
그냥 잠 안올때 먹는 약이기 때문에
나도 무슨 약인지 잘 모른다.
보청기를 끼고 있던 것도
이제 보청기를 끼지 않게 되었고
내 말 소리도 많이 작아져서
일반적인 성량으로 말하거나
오히려 더 작은 말소리로 말한다.
뭔가 잘 구분 못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들리고 있다.
요즘 잘 자는지 물었다.
새벽에 잠을 깬단다.
9시쯤 잠을 자고
새벽 4시쯤 잠을 깬다.
수면제를 복용하면 아침까지 잔다.
그러나 수면제를 복용하고 나면
오히려 더 피곤하다.
잠에서 깨고 나서 취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떤 수면제들은 이런 부작용이 있다.
잠을 잤지만
전혀 잠들지 못한 것 같은.
오히려 잠을 잤다고 착각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요즘에는 수면제를 먹지 않고
오히려 새벽 4시에 깨어서 다시 잠을 자지 못해도
몸이 더 개운하단다.
노인이 새벽에 잠을 깨는 것은 흔한 일이고
지금은 여름이다.
새벽 4시에 날이 밝아오고 해가 뜬다.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사로서
사람들/환자들을 관찰하면서 생기는
어떤 경험이 있다.
요즘 감기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켜고 자서 걸리고
콧물이 날 것 같지만 너무 끈적여서 나오지 않고
설사는 하루 정도 하지만 복통은 없고...
수박과 우유, 또는 오이를 먹고 배탈이 나기도 하고...
요즘 감기에 대한 이론이 아니다.
요즘 감기를 걸려서 온 사람들의 증상이다.
유행병이냐고?
아니다.
같은 상황에 생기는 환자들의 증상에서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환자는 침을 놓아주고 나면
푹 잔다.
가끔 눈을 껌뻑이며 깨었다가도
또 잠들어 있다.
치료 시간을 오래 잡고 있다.
뒤에 환자들이 밀려 있지만 않다면...
근데 이분은 진료 시작 30분 전에 미리 온다.
기다렸다가 시작하려고 하는데
이미 나도 도착했고
잠시 정리하고 한숨 돌리고 치료를 한다.
치료가 끝나고 가기 전에
잠시 앉아서 숨 좀 돌리고
밖이 40도로 더우니 물 한잔 마시고 가라고 했다.
이런 날씨에 버스타고 병원 오는 것은
조금 위험할 수도 있다.
더위 먹기 쉽다.
저번에 더위 먹어서 진료를 오지 못했다고 했다.
좀 걱정되었다.
다행히 다시 오셔서
그때 더위 먹었다고 中暑 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서 치료 받는 것은
귀가 안들리니까 불편하다고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은데
잘 안들리고 하니 치료를 받고 싶단다.
이제는 보청기를 낄 수도 없다.
청력이 좋아져서.
보청기를 조절하라고 했는데
그냥 안끼겠단다.
허리도 좋아지고
소화도 좋아지고
잠도 이전보다 잘 자고
청력도 좋아지고.
'외노자 의사생활 > 경험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 이후 후유증: 소화불량, 위장장애, (0) | 2023.06.25 |
---|---|
침치료가 추나/필라테스 보다 치료 효과가 빠르네요 (0) | 2023.06.23 |
2012년 스승님에게 침 놓다. 팔 어딘가 가려움. 2주. 사암침법 (0) | 2023.06.22 |
맹장인가요? 이미 수술은 했습니다만, 복통 (0) | 2023.06.21 |
감히 애드빌을 이겨? 두통 + 코피 (0) | 2023.06.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