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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노자 의사생활/경험담

이유를 알 수 없는 복통, 난닝구 입어요

by 외노자 ParkSam 2023.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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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40대.
배가 아프다.
주로 배꼽 주변으로 뜨끔 뜨끔 아프다.
왼쪽 아랫배도 아프다.
일주일 되었다.
왜 아픈지 모르겠다.
음식도 문제 없었다.
어제는 약간의 설사도 했다.

복진을 했다.
바로 눕게 하고
무릎을 굽혀 올린다.
그렇게 하면 복근이 이완되어 복진하기 쉬워진다.

배를 시계방향으로 눌러보며 확인한다.
다 아프다.
위장 부근이 좀 단단하다.
맹장의 반응(맥버니)은 없다.

침 맞아봅시다.

선생님 침 아프다고 유명하던데요?

네? ㅎㅎ
아파도 효과는 있어야죠.
누가 침을 놔도 아파요.

아프다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피부를 찔러서 아픈 것도 있지만
침이 들어가서 침감을 유도할 때 느낌이기도 하다.
묵직하거나 찌릿하거나 시큰하거나 아프거나.
이 침감의 느낌을 모두 아프다고 하는 것이다.

배에 침을 놓으려고 옷을 올렸다.
두꺼운 후드티 안에 속옷이 없다.

머릿 속에서 추리는 끝났다.

일주일전부터 북경은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환자는 옷을 겉으로 두껍게 입었지만
실제로 추위로 부터 피부를 보호해 줄 속옷을 입지 않았다.
추워진 냉기로 배가 차가워져서 생긴 통증이라고 생각되었다.

침을 놓고 뜸을 올려주었다.
어떤 사람은 뜸이 뜨겁다고 느끼는데 환자는 그렇지 않았다.
뜸이 다 되어 들어내고
다시 한번 배를 눌러보았다.
통증이 줄었지만 아직 남아있다.
다시 뜸을 한번 더 올려주었다.

다시 뜸이 끝나고 나서
배를 눌러보았다.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

다시 엎드리게 하고 독맥을 치료했다.

치료가 다 끝난 후에
속옷을 입으라고 이야기 했다.
냉기가 겉에서 막아준다고 해도
옷 속으로 들어가기 쉽다.

배가 차다고 느낄 때는
이미 많이 차가워진 것이다.

약을 복용해도 좋지만
그냥 다음에 할 생각이 있으면 탕약을 복용하라고 했다.

환자의 통증은 가끔 설명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의사는 잘 알아듣거나 유도해내야 한다.

환자가 말했던
뜨끔 뜨끔 아프다,
어찌 들으면 찌르듯이 아프다, 처럼 들릴 수 있지만
잠깐 잠깐 아프다는 이야기이다.
중의학/한의학에서 말하는 자통刺痛 으로 보기 어렵다.
자통은 지속적인 통증이고 통증이 더 심하다.

통증의 유형으로 병의 원인病因을 구별한다.
가끔 가끔 툭툭 아프다는 것은
한기 있고
양기가 돌 때는 괜찮지만
양기가 잠깐 부족해질 때 아픈 것이다.

중국어로는 阵阵作痛 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환자가 난닝구(속옷)을 입지 않은 것을 보고
확신했다.

TDP(온열등)를 해주어도 좋고
뜸을 해도 좋다.

나는 뜸을 쓸 때 직접구를 거의 쓰지 않는다.
사마귀나 점을 제거할 때만 할 뿐이다.

직접구는 피부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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