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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노자 의사생활/경험담

통풍성 신장병, 몇몇 케이스

by 외노자 ParkSam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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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60대.
통풍.
손가락, 팔꿈치, 무릎에 통풍 결석이 있다.
신장기능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크레아티닌이 상승했다.
동북 东北 하얼빈 사람이다.
동북 사람들은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알려져있다.
술도 많이 마시고.

올해 초부터 통풍 어쩌구 하면서
병원에 왔다 안왔다 하다가
얼마전에 검사에서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 60살인데,
앞으로 30년 더 살텐데
이렇게 살 것인가?
신장기능이 더 안좋아지고
요산은 계속 안떨어질 것이다.
그동안 먹고 싶은대로 먹었는데
앞으로도 먹고 싶은대로 먹고
아파서 괴롭게 살 것인가?

안먹으면 안먹을 수 있다.
먹는 즐거움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아무튼 이런 설득이 통했는지 아니면
스스로 마음을 먹었는지
탕약 치료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처방을 조절해주었다.

치료한지 3주만에 요산수치는 절반으로 떨어졌고
크레아티닌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치료는 유지하라고 했다.
음식도 계속 조심하고.

지난 주에 와서 결혼식을 가야 한다는데..
술은 알아서 하라고 했다.
즐거운 자리이니, 술을 안마실 수는 없지만
술은 술을 부르고~
그동안 끊었던 술의 달콤함~~
그리고 찾아오는 통증.
선택은 환자의 자유이다.

여, 40대.
통풍성 신장병.
항생제 떄문에 생긴 신장병인데
통풍이 왔다.
호르몬 때문에 여성들은 통풍의 발생률이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크레아티닌은 이미 매우 높은 편이다. 3기.
요산도 높다.
단백뇨도 있다.

처음 치료를 시작하고는
일 때문에 한동안 약을 제대로 먹지 못하다가
약을 먹고 나서
요산도 절반으로 떨어지고
크레아티닌도 2기 정도로 줄었다.
2주에 한번씩 처방을 한다.


통풍을 치료할 때는
반드시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1. 술
2. 동물내장 및 육류
3. 해산물/수산물
4. 콩 단백질

이것 말고도 더 많다.

먹을게 없다!!!
맞다.
먹을게 없지만
먹으면 수치가 올라간다.

먹어도 수치가 안올라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다.
먹어도 흡수 안되고 배출되게 할 수 없냐?
그런게 있으면 이미 알고 있겠지.
통풍과 비만은 이미 정복되었을 것이다.

입의 즐거움 때문에
통증을 겪겠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그건 환자의 자유이다.

통풍 환자가 제일 말을 안듣는다.
발작하면 진통제와 약을 먹으면 가라앉으니까.
치료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치료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언제인지 아무도 모르는 어느 순간
더 이상 통풍약과 진통제가 듣지 않는 순간이 온다.
심하면 마약성 진통제도 막을 수 없는 통증의 순간이 온다.
마약성 진통제를 오버해서 투약해도 소용이 없는 순간이 온다.

마약성 진통제는 대부분 뼈 골절이나 암 통증에 쓰는 것이다.

고작 통풍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까지 쓰는데
효과가 없다.

우선 통풍성 신장병은 탕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맞다.
통풍은 만성 질병이기 때문에
환약으로 만들었다.
한 환자분에게 주었다.

남, 50대.
요산수치가 높다.
신장 기능은 문제가 없다.
무백호환抚白虎丸을 한통 주었다.
테스트 해보시라고.
다 복용하고 피검사 한번 해보자고 했다.

그 이후 다시 오지 않는다.

그 환자의 지인에게서 이야기를 듣는다.
어느날 술을 많이 마셨다는 이야기를.

이제 술을 많이 마셔도 괜찮은가 보다.
좋은 소식인지
안좋은 소식인지.


환자의 건강, 환자의 몸은 환자꺼다.
결국에 모든 결과는 자기 몸이 받는다.

감당할 수 있다면 하고
감당할 수 없다고 해도 환자는 감당해야만 한다.

환자가 그때 와도, 나는
좀 늦었네요… 라고 말하진 않는다.
나에게 많이 불리한 치료를 할 수 밖에.


남, 50대.
전신에 통풍성 결석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큰 것은 10센치 정도.
손가락 발가락, 팔꿈치, 무릎.
신장기능도 4기.

보자마자 통풍이네 했지만
환자는 요통 때문에 왔다.
요통만 치료하겠단다.

맘대로 하십시오.
요통만 치료했다.
허리디스크였다.

몇번 치료해서 허리가 나아지는가 싶더니
통풍이 재발했다.
휠체어를 타고 오기 시작했다.

통풍약을 달란다.
탕약을 처방해주었다.
통풍약도 같이 복용하고.
소용없었다.

결국엔 일하던 병원의 양방 내과에 데리고 갔다.
진통제와 통풍약을 처방하러.
외과도 데리고 갔다.
내과와 외과에서 모두 혀를 내둘렀다.

침을 맞고 있으면 통증은 줄어드는데
침을 뽑으면, 집에 가면 또 아프다.

내과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했다.
내과 의사는 이거 너무 쎄서 2/3만 주사하겠다고 했다.
다음날 환자는 스스로 또 가서 진통제를 또 주사맞았다.
그날은 앰플 하나를 다 주사했단다.
그래도 통증은 잡히지 않았다.

나중에는 통풍결석이 여기저기에서 스스로 터지고 피가 흐르고
통풍결석을 짜내주기도 했다.
상처도 잘 아물지 않는다.

통풍결석이 자리잡았던 부위의 살은
살 속이 너덜너덜하다.
내가 치료해도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자신이 알아서 하겠단다.

계속되는 통증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1달만에 연락이 왔었다.
다시 치료해달라고.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해서
왕진을 해야만 했었다.

치료할 때 마다
피가 터지고
고름이 터지고
할 수 있는 치료법은 다 쓰곤 했지만
별 큰 효과도 없었다.

그래도 치료해야 한숨 잠이라도 잔다.
그때 나는 다른 병원을 권하고 다른 의사에게도 보냈지만
그 환자는 상황이 나에게 올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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