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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노자 의사생활/의학잡담

임상적 교과서 이해하기

by 외노자 ParkSam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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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교 다닐 때의 교과서와
지금의 교과서는 많이 바뀌었다.
내용도 바뀌었다.
특히
내과.

중국에서는 교재에 몇번째 판이 있다.
내가 배운 내과 교재는 6.5판이라 불리는 것이었다.
5판까지는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약간의 개정을 했을 뿐이다.
5판까지는 현대적인 모습이 아니라 옛 중의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6판부터 이제 슬슬 현대적인 모습이 있다.
6.5판이라 불리는
인민위생출판사의 중의내과는
교과서 중에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의와 현대의학의 적절한 조화.
그러면서 중의학의 기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해설도 잘되어있고.

7판부터는
내가 봐도 좀 이게 왜 이렇게까지 분류를 세분화했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 였는데
너무 나누어놓은 것이
임상적이지 않은 교과서이다.
나눌 수 있는 것은 모두 나눠어버렸다.

어느 병이 있다.
그 병은 한가지 이유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모든 병을
장부와 육음으로 분류하였는데
실제로 임상에 도움이 안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임상에서 한가지 이유만으로 병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기 떄문이다.

가능성이 있는 것을 뭉쳐놓았느냐
임상에 근거해서 병을 서술하였는냐
보다는
그 임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을
더 세분화해버렸다.
그러니 한가지 병을 보려면 두가지 세가지를 합쳐야 한다.

그러니 임상에 별 도움이 안되는 교과서가 되어버리고
오히려 평가는 의사고시를 위한 교과서가 되었다는 것이다.

시험을 위한.
시험에서 헷갈릴 수 없게 하기 위한 교과서가 되었다.
모호함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의학에 모호하지 않을 수 있는가?
특히 중의학에서 모호함이 없을 수가 없다.

진맥을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가?
설진은?

활맥이 3, 긴맥이 5, 삭맥이 3 이렇게 쓸 수 있는가?
흰설태가 6, 누런 설태가 4.5 이렇게 쓸 수 있는가?
그 기준이 무엇인가?

그걸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서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고혈압의 기준이 130에서 140으로 다시 120으로 다시 130으로 바뀌고 있는데
그건 어찌 설명할 수 있는가?
한때는 128 이니 78 이니 하는 숫자도 있었다.

결국 의사가 그 모호함을 판단하는 것이다.
모호함을 가지고 경험에서 오는 판단을 해야한다.

교과서는 중요하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쓸 줄 알아야 쓸모가 있다.

대부분 학교를 졸업한 의사들을 보면
어떤 병을 보고
이게 무슨 증证인지 구분하고 진단하여 약을 쓴다.
그러나 효과가 없다.

왜?
임상에서는 그 하나만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는 여러가지 증상을 같이 가지고 있다.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좋은데 위염도 있고, 생리하면 더 심해지고,
피곤하면 더 심해지고,
날씨가 추워지니 더 심해지기도 하고
머리가 깨질듯 하기도 하고.
심하면 토하고.

단순히 두통만으로 어느 상태다, 하나의 상태다 라고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가지 처방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운이 좋아야 치료가 된다는 것이다.

병기를 잡았으면
그 병기를 치료해야 하고
동반된 증상을 같이 치료해야 한다.

그 내용들은
교과서의 다른 편에 모두 실려있다.
그것들을 모두 종합하여 탕약을 처방해야
환자가 좋아진다.

하나 좋아지고 또 하나 좋아지고
그럴 수도 있지만
어느 때는
하나의 매듭만 풀면
나머지 매듭도 싹 풀려버리기도 한다.

다만 나머지 매듭도 다 풀지는 못해도
느슨하게 풀어줄 필요는 있다.

교과서를 볼 때 여러개의 단원/장을 같이 연결해볼 수 있어야
임상에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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